확진 늘어도 중증 줄어…확산세 정점 지나자 속속 결단
영국 이어 덴마크·프랑스·네덜란드 등 방역규제 완화 준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이 높은 백신 접종률에 의지해 방역 조치를 완화하며 '위드 코로나'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는 다음달 1일부터 방역패스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식당 영업시간 제한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제한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덴마크 정부는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입원 환자 수가 확산 초기보다 적은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부담이 낮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최근 하루 신규확진자는 4만6천명 수준이지만 현재 집중치료실(ICU) 입원환자는 40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한조치에 작별을 고하고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알던 삶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백신 접종률을 '강력 무기'로 내세우며 "강력한 방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것(백신 접종)이 바로 코로나19를 더는 사회에 위협적인 질병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지난해 9월에도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해 11월 방역조치를 재도입한 바 있다.
한편 네덜란드는 이날부터 식당과 술집, 박물관 등에 대한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네덜란드 카페와 술집, 식당은 밤 10시까지 이용객 수에 제한을 둔 채 영업이 가능해진다. 단, 이들 시설 방문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코로나19 백신 패스를 소지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에 대한 격리 규정도 완화돼 3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더는 학급이 폐쇄되지 않으며, 18세 이하의 학생은 확진자와 접촉했다 해도 자가 격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프랑스는 25일 신규 확진자가 50만1천63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다음 달 2일부터 공공장소 입장 인원 제한, 실외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의무를 해제할 계획이다.
다음 달 16일부터는 경기장, 영화관, 대중교통 안에서 음식 섭취가 다시 가능해지고 나이트클럽 영업이 가능해진다.
아일랜드는 식당과 술집에 적용했던 오후 8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중단하고 방역패스 제도를 없앴고, 스웨덴은 현 방역 조치를 최소 2주간 유지한다면서도 상황이 안정되면 다음달 9일 상당수 조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권고안을 취소하는 등 방역을 완화했다.
미국매체 CNN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지역은 27일부터 나이트 클럽을 비롯한 대형 행사장 출입시 방역패스를 요구하지 않고,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영국 내 다른 지역들도 방역 완화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지난 4일 24만5천여명 수준이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일 6만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도 한풀 꺾인 상황이다.
CNN은 최근 유럽의 '위드 코로나' 움직임과 관련, 높은 백신 접종률이 결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데이터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덴마크(81%), 프랑스(76%), 네덜란드(72%), 영국(71%) 등 유럽 국가들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70%를 넘겼다는 것이다. 덴마크는 추가접종(부스트샷) 비율도 60% 이상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 변이보다 입원 환자 비율이 낮은 것도 방역 조치 완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AFP는 평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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