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 중심으로 어린이책 금서지정 사례도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소도시에서 시장이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와 관련한 책이 있는 도서관에 시 예산 지원을 보류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시시피주 잭슨 북쪽에 있는 리젤랜드시 매디슨 카운티 도서관 담당자 토냐 존슨은 11만 달러(약 1억3천만원)에 이르는 리젤랜드시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진 맥기 리젤랜드 시장은 시민들로부터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부 책들에 대해 항의를 받았다며 이 책들을 없앨 때까진 자금 지원이 중단된다고 통보한 것이다.
존슨은 "맥기 시장은 그가 '동성애자 자료'라고 말하는 책들을 도서관에서 없앨 때까진 자금 지원이 보류된다고 말했다"며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이를 지지할 수 없어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원인 맥기 시장은 지역 매체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성 소수자 관련 책들 때문에 자금 지원을 보류했다고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성적 의미가 있는 일부 책은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최근 보수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어린이에게 노출되는 책의 종류를 제한하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테네시주의 한 학군에서는 퓰리처상을 받은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이 금지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의 공화당 주지사들은 교육감들에게 주 내 학교에서 '부적절한' 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젤렌드 시의회는 맥기 시장의 이러한 행동이 시장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한다.
리젤랜드 시의원 켄 허드는 지난해 가을 시의회에서 도서관 지원 예산이 승인됐으며 시장은 기금 집행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리젤랜드 도서관 이사회는 시의회에 공청회를 요청, 맥기 시장의 해명을 구하고 기금을 받을 입장이다.
성 소수자 옹호 단체 MS 캐피탈 시티 프라이드의 대표 제이슨 맥카티는 "개인적인 의견을 각 상황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역 언론에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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