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통계청장을 경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정부 공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통계청은 이달 3일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19년 만에 최고치인 36.1%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통계청의 이런 발표가 이번 경질의 원인인지는 불투명하다. AP통신은 이 같은 물가상승률 발표에 책임을 물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계청장을 1년도 되지 않아 교체했다고 해석했다.
이날 통계청장 교체는 다음 달 3일 예정된 1월 물가상승률 발표를 닷새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석에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자료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그는 통계청의 자료가 터키 경제난의 상황을 과장한다고 느낀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인플레이션 통계 숫자로 터키의 여야 모두가 화가 났다"라고 전했다.
터키 집권 세력은 이 숫자가 과장됐다고 비판하고 야권은 오히려 실제보다 낮게 조작했다면서 두 배는 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날 경질된 사이트 에르달 딘제르 청장은 이달 초 현지 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늘 이 자리에 있지만, 내일은 다른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집계한 통계와 너무 다른 물가상승률을 발표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동료가 침묵했는지 상상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물가가 급히 상승하는 데도 오히려 기준금리를 낮춰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역주행'을 하는 바람에 자국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다.
국내 물가보다 수출을 우선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가 낮아지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이런 금융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넉 달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9월에 19%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14%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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