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IS서 이례적으로 고위직까지 올라"…남편도 IS서 교관하다 공습에 사망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직 교사인 미국인 여성이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여성 부대를 지휘하다가 체포됐다.
미국 법무부는 버지니아주 연방검찰이 시리아에서 IS의 테러 활동에 주요한 도움을 준 앨리슨 플루크-에크런(42)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찰은 2019년 플루크-에크런을 이런 혐의로 기소했으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최근 시리아에서 그가 체포된 뒤 지난 28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플루크-에크런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IS 부대를 지휘하면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총, 폭탄 등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고, IS의 극단주의 교리를 가르치거나 번역하는 활동도 벌였다.
검찰은 "플루크-에크런은 IS 군부대의 임명된 지도자로 복무하면서 자신의 극단주의 신념을 실천에 옮겼다"며 "IS의 살해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과 아이들에게 AK-47 돌격소총과 수류탄, 자살폭탄 벨트 사용법을 직접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플루크-에크런은 쇼핑몰에 테러 공격을 가하는 방안을 논의한 혐의로 기소됐고, 미국 대학 캠퍼스를 공격할 요원을 모집하려 하기도 했다.
WP는 미국에서 IS를 지지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 중 여성은 약 10%에 불과한 데다 이번처럼 고위직을 차지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IS 내에는 엄격한 성별 규범이 있지만 여성의 무력 행사가 금지된 적은 없었고, 영토가 공격당할 때는 여성들도 무기를 들도록 권장됐다고 WP는 전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캔자스 출신인 플루크-에크런은 2008년 미국을 떠나 이집트에 도착한 뒤 2011년 리비아, 2012년 시리아로 거처를 옮겼다.
그의 남편 역시 동행했고, IS의 저격수 교관이 됐다가 공습을 받고 숨졌다. 이 남편은 한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대학 캠퍼스에 폭탄을 설치하는 계획을 수립한 뒤 당시 IS의 우두머리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플루크-에크런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이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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