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코로나19 확산 대처 차원" 보도…'내로남불 파티' 고위관료 사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내달 4일 열릴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고 코로나19 대처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람 장관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 소식은 홍콩에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 중인 가운데 전해졌다.
30일 홍콩에서는 81명의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견됐는데 이 중 약 18%인 15명의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의 인구 대비 일일 코로나19 확진 환자 규모는 세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홍콩은 중국 본토와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현재 상황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간주하고 등교 수업 중단 등 고강도 대처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람 장관의 올림픽 개막식 불참이 이른바 '내로남불 파티' 사건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중앙정부가 람 장관을 비롯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앞서 홍콩 당국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위기를 알린 상황에서 지난 3일 열린 전인대 홍콩 대표 위트먼 헝의 생일 파티에 정부 고위직 13명과 입법회 의원 20명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공분을 산 바 있다.
해당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100여명이 격리시설에 수용됐고, '애국자'만으로 꾸려진 첫 입법회는 이 파티에 참석했던 20명의 의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지난 12일 개원해야 했다.
'내로남불 파티' 사건은 공교롭게도 홍콩 선거 제도 개편 이후 친중파 일색으로 채워진 입법회(의회) 출범 직전에 터져 홍콩의 미래를 완전히 장악한 친중파 진영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부각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람 장관의 '관리 능력'에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홍콩 특별행정구의 최고위급 관료인 캐스퍼 추이(徐英偉) 주택국장이 31일 성명을 발표하고 '내로남불 파티' 참석에 책임을 지고 람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전쟁을 이끄는 주요 관료 중의 한 사람으로서 최고의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며 "모든 노력을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 1월 3일 파티에 참석하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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