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전보장 요구 두고 줄다리기…미·러 외무, 오늘 전화 협상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미국의 제안에 대해 서면 답변을 보냈다고 미국무부가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외무부가 이 같은 미국 측 발표를 부인하고 나서면서 양측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로부터 서면 제의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답변은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에 미국이 지난달 26일 답변한 데 대해 러시아가 다시 회신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협상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며 "러시아의 응답에 관해 논의하길 원한다면 그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동맹국,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미국 측 발표가 나온 데 대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1일 아직 미국 측에 관련 답변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그루슈코 차관은 "이는(미국 측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러시아는 아직 미국과 나토에 대한 종합적인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을 배제하고 인근 국가에 공격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담은 안전보장 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협정 초안을 미국과 나토 측에 전달하고 문서로 된 답변을 주문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대신 군축이나 긴장 완화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답변이 나토 동진 금지 확약과 같은 핵심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전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차적 문제와 관련한 '이성적 알맹이'들도 있긴 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1일 전화 통화를 하며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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