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연합 등 '쿠데타 기도' 우려…지난주 부르키나파소 쿠데타 뒤이어 불안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 정부 청사 바깥에서 1일(현지시간) 격렬한 총성이 계속해서 울렸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49) 기니비사우 대통령은 총격 당시 청사 건물 안에서 총리 등과 함께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엠발로 대통령은 나중에 AFP통신과 짧은 통화에서 "모든 것이 괜찮다"며 "상황이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엠바로 대통령 명의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내각도 엠발로 대통령이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정부 청사에서 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기자들을 초청했다.
구 식민종주국인 포르투갈의 아우구스투 산투스 실바 외무장관은 최신 소식은 긍정적이라며 엠발로 대통령이 관저에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신화통신도 익명의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상황이 정부 충성파 군대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면서 엠발로 대통령과 누노 고메스 나비암 총리가 안전하다고 전했다.
앞서 청사 단지 안과 연락이 된 한 보안 소식통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총에 맞았다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2명이 숨졌으나 신원은 미확인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정부 청사 주변은 상점과 은행 등이 다 철시하고 조용한 상태이며 군인들을 실은 차량이 수도 비사우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성 출신인 엠발로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자로 선언됐으나,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도밍고스 시메에스 페레이라 당시 후보와 아직도 헌법재판소에서 결과를 다투고 있다.
지난 18개월 새 서아프리카에서는 말리, 기니, 부르키나파소 등에서 대중의 불만을 등에 업고 연이어 쿠데타가 벌어졌다. 과거 '쿠데타 벨트'로 불리다가 진전했던 서아프리카 민주주의는 다시 부는 쿠데타 바람에 후퇴했다.
인구 150만 명의 가난한 나라 기니비사우는 1974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이후 네 차례의 쿠데타를 겪었다. 쿠데타 기도까지 합치면 모두 9차례나 된다.
15개 회원국을 둔 지역 블록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기니비사우의 이번 총격 사건을 '쿠데타 기도'라고 부르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군부에 막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ECOWAS 장관급 회의는 지난주 발생한 부르키나파소 쿠데타를 논의할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 이번 기니비사우 사태를 맞았다.
55개 회원국을 둔 아프리카연합(AU)도 ECOWAS와 비슷한 성명을 내놨다.
포르투갈은 기니비사우 내 자국민에게 외출을 삼가도록 당부하는 한편 쿠데타 기도를 규탄하고 헌정 복귀를 촉구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한 대변인이 전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