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와 관련 중요하긴 하지만 이차적인 문제들의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 뒤 자국 외무부를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일주일 전쯤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 측의 반응을 받았을 때, 미국인들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이차적인 문제들의 논의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측 답변에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와 같은 러시아의 핵심적 요구에 대한 답변이 빠져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안보 불가분성' 합의를 정직하게 이행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첫 반응은 부정적이었다면서 "그들은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무시하면서 동맹국들의 선택의 자유만을 부각했다"고 주장했다.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은 한 국가가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해 다른 국가의 안보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유럽 국가 간 합의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대서양 공간에서 합의된, 국제법의 이 핵심적 원칙을 우리 서방 동료들은 단순히 무시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히 망각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위협을 이유로 나토 가입을 추진하면서 서방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미국과 나토 등이 지원하는 상황은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안보 불가분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우리의 앞선 제안에 대한 반응을 받았을 때 나는 우리가 무엇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서한을 모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국가들과 다른 국가 외무장관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블링컨 장관에게 이 문제는 질질 끌도록 내버려 둘 수 없는 주제라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는 왜 서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길 원치 않는지, 혹은 자신들에게 유익하게 선택적으로만 그것을 이행하려 하는지에 대한 정직한 대화와 정직한 설명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안보 협상과 관련 미국으로부터 접수한 답변에 대한 러시아 내 정부 부처 간 조율이 마무리돼가고 있으며, 그에 대해 곧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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