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에서 부인과 아바의 '승자독식' 노래 들으며 정적의 보좌관 사임 축하
작년 1월엔 송별파티도…총리실 "총리 벌금 처분받으면 공개할 것"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박의래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봉쇄 중 파티에 참석한 의혹이 계속 추가되면서 '파티게이트'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또 다른 와인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021년 1월 14일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열린 개인 비서 2명의 송별 파티에 참석,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연설을 하는 등 5분 정도 머물렀다.
당시는 영국이 전국적으로 3번째 봉쇄 정책을 시행하던 때였다. 영국은 2021년 1월 6일 봉쇄령을 내리고 집에서 할 수 없는 일을 제외하면 집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업무 목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두 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금지했다.
가디언은 송별 파티의 주인공이 현재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의 고위 관료로 일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술에 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 사건이 '파티 게이트' 조사를 담당한 영국 내각부 공직윤리 담당 공무원 수 그레이의 조사 기록에 포함됐지만, 수정된 보고서에는 자세한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존슨 총리가 직접 참석한 것으로 의심되는 파티는 6개로 늘었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2020년 12월 17일 총리실 국방안보 보좌관 송별파티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고서엔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몇 분 정도만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존슨 총리는 관저에서 파티가 열렸다는 의혹이 있는 2020년 11월 13일 밤 관저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의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총리 부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날 파티는 그레이 보고서에 들어갔고, 경찰이 수사 중인 12개 파티에도 포함된다.
이날 자리는 존슨 총리의 부인인 캐리 존슨 여사와 친구들이 정치적 갈등 관계이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 사임을 내몬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했으며, 팝 그룹 아바의 승자 독식에 관한 노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 이 흘러나왔다고 메일 온 선데이가 보도했다.
그레이는 지난달 31일 2020년 5월∼2021년 4월 사이 열린 총 16개의 모임을 조사한 내용의 12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경찰의 요청으로 세부 사항이 삭제됐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보고서를 업데이트해 그레이가 확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존슨 총리가 경찰 조사 후 코로나19 규정 위반으로 벌금을 내게 될 경우 이를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가정적으로 그렇다"며 이 문제가 '중대한 공익'임을 인정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로 봉쇄 중이던 2020년 5월 20일 총리실 뒷마당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존슨 총리는 당시 행사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업무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해 6월 19일에는 총리실에서 존슨 총리 생일파티가 열렸으며 직원 30명이 참석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영국에서는 실내 모임이 금지돼 있었고, 존슨 총리는 파티 며칠 전인 6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봉쇄 규칙을 따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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