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사도 발령 요청에 신중…중증화율 낮은 오미크론 특성 고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도쿄의 코로나19 병상사용률이 50%를 넘었지만,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발령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NHK와 도쿄신문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역시 정부에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하는데 신중한 입장이다.
수도 도쿄의 코로나19 병상사용률은 전날 기준으로 50.7%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지난달 13일 긴급사태 발령 요청을 검토하는 기준으로 제시한 50%를 초과했다.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비상조치는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와 긴급사태로 구분되는데, 둘 다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하고 중앙 정부가 발령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34개 지역에 중점조치가 발령돼 있으나, 최고 수위의 방역 비상조치인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은 없다.
일본 정부는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점 영업 및 이벤트 제한 등으로 사회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긴급사태 발령에는 신중한 자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도쿄 등에 긴급사태를 발령하는 것에 대해 "현시점에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고이케 도쿄지사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긴급사태 발령 요청 여부에 대해 "생명을 지킨다는 관점에서 병상사용률 중에서도 중증,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을 더 잘 볼 필요가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간다"고 말했다.
1일 기준 도쿄의 코로나19 중증자 병상사용률은 5.5%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고이케 지사도 감염 방지와 경제활동의 양면을 고려하면서 긴급사태 발령 요청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방침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은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증자 증가를 포함해 의료기관의 기능 수행에 차질이 발생하기 전에 긴급사태 발령이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어 긴급사태 발령도 앞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1천654명이었다.
일본의 최근 일주일(이하 1월 26일~2월 1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만6천860명으로 직전 일주일 대비 1.5배였다.
도쿄의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만5천397명으로 직전 일주일 대비 1.6배였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