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은 중국…작년 수출의 25%·수입의 23% 차지
흑자는 홍콩과의 무역에서 가장 커…중국은 3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의 토론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무역의존도가 25% 정도 되고 흑자 규모도 거의 제일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과 관련해 중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후보는 "사드 이런 걸로 논쟁을 만들어서 중국 정부를 자극하면 국내 기업에 어떤 일이 벌어지나. 이미 주식시장, 가상화폐 시장에서 영향을 미치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에서 최대 흑자를 낸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전년보다 25.7% 늘어난 6천444억달러, 총수입액은 31.5% 증가한 6천150억달러로 29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중 수출액이 1천629억달러로 전체의 25.3%, 수입액은 1천386억달러로 22.5%를 각각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둔화했던 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액, 수입액에서 모두 선두를 지켰다. 수출액 비중에서는 미국(14.9%), 베트남(8.8%), 홍콩(5.8%), 일본(4.7%)이 뒤를 이었으며, 수입액 비중에서는 미국(11.9%), 일본(8.9%), 호주(5.4%), 사우디아라비아(3.9%) 등이 뒤따랐다.
수출입을 합친 무역액 비중도 당연히 중국이 1위다. 지난해 대중 무역액은 3천15억달러로 전체(1조2천595억달러)의 23.9%를 차지했으며, 미국(13.4%), 일본(6.7%), 베트남(6.4%), 대만(3.8%)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통계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무역의 대중 의존도가 25% 정도 된다는 이재명 후보의 말은 사실에 부합한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한다는 말은 현실과 다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가별 무역 흑자 규모는 홍콩(352억달러)이 가장 크고 베트남(328억달러), 중국(243억달러), 미국(227억달러), 인도(75억달러) 순으로 중국은 3위에 그쳤다.
홍콩은 1997년 중국 반환 후에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유지돼 중국과 별개의 무역 상대국으로 취급된다.
우리나라는 홍콩에 수출은 많이 하지만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은 미미해 큰 폭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 우리나라 무역 흑자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까지만 해도 중국(556억달러)이 홍콩(440억달러)보다 컸으나, 2019년 홍콩(301억달러)이 중국(290억달러)을 앞질렀고, 2020년에는 홍콩(291억달러), 베트남(279억달러), 중국(237억달러) 순이 됐다.
역대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수출은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이 30~50%를 차지했으며, 수입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이 20~40% 내외를 넘나들며 압도적 1위를 지켰다.
그러던 것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수출은 2003년 미국을, 수입은 2007년 일본을 제쳤다.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중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게 됐다.
2016년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의 경제 보복인 한한령(限韓令)이나 지난해 10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조치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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