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편 등 90여편 상영…처음으로 '웹툰' 코너도 마련
20년간 2천편 넘는 영화 소개…한국문화 전파 첨병 역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르네상스 발상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오는 4월 한국 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태극기-토스카나코리아문화협회(회장 리카르도 젤리·부회장 장은영)는 '제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가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도 작년·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과 극장(피렌체 라캄파냐) 상영을 병행한다.
올해는 영화제 2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현지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임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박해일이 주연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를 시작으로 장편 35편, 단편 41편을 비롯해 총 90여 편이 상영된다. 폐막작은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다.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가는 한국의 '웹툰'도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영화제의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 중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네 편이 포함돼 있다.
현지 관객과 만남의 무대를 꾸밀 특별 게스트 규모도 주목을 받는다.
20주년을 기념해 역대 최다인 12명의 한국 유명 배우·감독·프로듀서가 피렌체를 찾아 팬 사인회, 관객과의 대담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제 준비 실무를 총괄하는 장은영 부회장은 "특별 게스트만 예년의 3배 규모로, 현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인물도 다수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아울러 700년 전통의 토스카나 와인 명가 '마르케시 프레스코발디'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프레스코발디는 1308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생산업체 가운데 하나로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로도 언급된다.
영화제 출범 이래 이탈리아 현지 유수 업체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지난 20년 사이 피렌체 한국영화제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2003년 닻을 올린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매년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으며 이탈리아 전역에 한국 영화의 재미와 작품성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유럽의 한류 거점으로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그동안 영화제를 통해 2천 편이 넘는 한국 영화가 소개됐고, 피렌체를 찾은 영화인도 100명이 넘는다.
장 부회장은 "영화제가 '성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더 많은 현지 관객이 한국 영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영화를 알리는 창(窓)이자 한국과 이탈리아 간 문화 가교로서 그 위상을 충실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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