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수괴 제거작전 지휘한 바이든 "테러범, 어디 숨든 찾아낼 것"(종합)

입력 2022-02-04 02:59   수정 2022-02-04 12:04

IS수괴 제거작전 지휘한 바이든 "테러범, 어디 숨든 찾아낼 것"(종합)
"비겁한 폭사" 비난·IS 지속 압박 다짐하며 단호한 테러 대응 강조
작전 완료 후 성명·연설에 상황실 사진도 공개…'성과 부각' 부심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가 미군 특수부대의 대테러작전 와중에 자폭함으로써 제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IS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가 미군의 제거 작전 중에 숨졌다며 그의 사망으로 전 세계의 주요한 테러 위협이 제거됐다고 말했다.

앞서 알쿠라이시는 시리아 시간으로 이날 새벽 미군 특수부대가 시리아 북서부의 은신처를 급습하자 대치하며 저항하다가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부인 및 자녀 등과 함께 폭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 테러리스트가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에 둘러싸이기로 한 것을 알고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군인들에게 더 큰 위험이 되더라도 공습(air strike)보다는 특수부대 급습을 택했다"며 "민간인 사상자 최소화를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군이 그를 잡으려 하자 그는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심판과 마주하기보다는 가족의 생명도 아랑곳 않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비겁한 행동으로 자폭을 택했다"며 "그의 전임자처럼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갔다"고 비난했다.
알쿠라이시 직전의 IS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역시 2019년 10월 미국의 공격 도중 자폭한 바 있다.
시리아 구호단체인 '하얀 헬멧'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당국이 사건 전말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작전은 테러리스트가 전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테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미국이 미치는 범위와 능력에 대한 증거"라고 역설했다.
또 "이번 작전을 통해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당신을 쫓을 것이고 찾아낼 것이다. (우리는) 미국인의 안전과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의 안보 강화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쿠라이시 제거 이후에도 IS 위협에 대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IS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자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의 용맹 덕분에 이 끔찍한 테러리스트 수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군은 특유의 준비와 정확성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작전을 높게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과 함께 직접 지켜봤다.
백악관은 이런 상황을 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 앞서 낸 성명에서 "간밤에 내 지시로 미군이 미국인과 우리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대테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모든 미국인은 작전에서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IS 수괴 제거 사실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IS 수괴 제거 직후 이를 알리는 성명을 낸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대국민 연설을 하고, 백악관도 상황실 사진까지 신속히 공개한 것은 궁지에 몰린 외교·안보적 상황과 맞물려 대외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과 인명 피해로나라 안팎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며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베트남 패망 때와 같은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최근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갈등과 대치, 북한의 잇따른 무력 시위 등 여러 대외 도전에 직면하며 그의 대외정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보면 바이든 정부로서는 악화한 여론을 만회하기 위해 IS 수괴 제거 작전 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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