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검은 기름 얼룩이 남아있는 페루 해변 근처 작은 섬에 몸집이 작은 훔볼트 펭귄들이 뒤뚱뒤뚱 걸어갑니다.
연구자들은 기름이 묻은 펭귄들을 구조해 깨끗이 목욕시킵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페루 태평양 해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은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큰 상처를 안겼습니다.
당시 1만㎞ 밖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화산이 폭발하면서 페루 해안에도 높은 파도가 쳤고, 하역작업을 하던 유조선에서 1만2천 배럴에 달하는 기름이 유출돼 해변을 검게 물들였습니다.
물고기뿐 아니라 바닷새들도 기름 유출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날개가 기름에 물든 새들은 제대로 날 수도, 먹이를 먹을 수도 없고 체온 조절도 어려워집니다. 직접적인 기름 세례를 피한 새들도 기름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고 죽기도 합니다.
EFE통신은 지난 2일 페루 환경당국을 인용해 이번 기름 유출 이후 사체로 발견된 바닷새들이 170마리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자들은 해변에 사는 펭귄과 가마우지, 펠리컨, 부비새 등이 더는 목숨을 잃지 않도록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름을 뒤집어 쓴 새들을 구출해 씻기고 동물원으로 옮겨 보살핍니다.
깃털의 기름때를 완전히 벗고, 건강을 회복하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 예정입니다.
자연으로 돌아간 새들이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오염된 물과 물고기를 먹고 병드는 바닷새들이 계속 나올 수 있어 이번 기름 유출의 영향을 가늠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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