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도 '매파' 변신할까…물가 치솟자 각국 금리인상 채비

입력 2022-02-04 10:39  

ECB도 '매파' 변신할까…물가 치솟자 각국 금리인상 채비
OECD 회원국 물가, 30년만에 최고…유로존 국채금리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세계 각국의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그간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이었던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기대와는 달리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강화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물가상승률이 중기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인 2%에서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적절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긴축을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기대만큼 물가가 빨리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책 당국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WSJ은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ECB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통화정책이 금리 인상 또는 인하 등 '양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문구도 삭제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전날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월 물가가 1년 전보다 5.1% 뛰어 1997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6.6%로 1991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지난 기자회견 발언을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WSJ은 평가했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콘스탄틴 베이트는 ECB가 빠르면 4월에 채권매입을 끝내고 7월에 0.1%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많은 투자자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ECB가 앞으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변신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1.664%를 기록, 2020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도 201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0.153%를 기록했다.
픽텟 웰스 메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데릭 두크로젯은 ECB가 여러 면에서 연준과는 다르다면서도 ECB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존 채권시장부터 시작해 경제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BOE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BOE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 9명 가운데 4명은 기준금리를 0.75%로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또 만기 채권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보유채권 규모를 줄이면서 8천950억파운드(1천460조)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에 들어갈 것이란 신호를 줬다.
이와 관련,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강한 인플레이션과 성장 약화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위해 다른 쪽을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9.25%에서 10.75%로 1.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2.0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차례 연속 인상이며, 브라질 기준금리가 두 자릿수로 치솟은 것은 2017년 5월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정례 금리 정책 회의 후 내놓은 성명에서 그동안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명시해온 '향후 가이드라인' 항목을 삭제,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이번 주 3천500억호주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다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만 일본 경제가 이제 막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상태라면서 조기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k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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