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점화 어떻게?…장이머우 "올림픽사에 전례없는 파격"

입력 2022-02-04 12:19   수정 2022-02-04 16:24

[올림픽] 성화점화 어떻게?…장이머우 "올림픽사에 전례없는 파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4일 밤 중국 국가체육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전례 없는 파격적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총연출인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밝혔다.
상여우(上游) 신문 등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 개·폐회식을 책임진 장 감독은 중국 매체들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특별한 점화 방식과 성화대의 모습을 예고했다.
장 감독은 "점화 방식과 성화대 설치에서 저탄소·환경보호 이념 실천을 위해 우리는 가장 대담한 설계와 변혁을 했다"며 "100년(정확히는 126년) 올림픽사에 없었던 전복(顚覆)적인 방식"이라고 귀띔했다.
장 감독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개회식 때도 최종 봉송주자인 체조 영웅 리닝(李寧)이 '새 둥지' 모양의 스타디움 지붕 위를 새처럼 날아다닌 뒤 점화하는 방식을 선보인 바 있다.

개회식 정식 행사에 앞서 약 30분간 진행될 사전 공연에서는 중국의 '국민 레저활동'인 광장무(廣場舞)가 펼쳐진다고 장 감독은 전했다.
광장무는 아파트 단지 등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사람들이 대열을 지어 단순한 동작의 춤을 추는 것이다. 중국의 전통적 여가활동이지만 근래에는 소음으로 인한 주민 불만이 점점 높아지면서 각지에서 이런저런 규제를 받는 '천덕꾸러기'가 됐는데,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게 됐다.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河北)성에서 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5∼70세의 다양한 연령군에서 광장무 연기자들을 선발했다고 장 감독은 소개했다.
이번 개회식에서 "인해전술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한 장 감독은 2008년의 5분의 1 수준인 약 3천명의 공연자를 출연시키되, 인공지능(AI), 5G, 클라우드, 머신비전(machine vision·기계에 인간이 가진 시각 및 판단 기능을 부여해 더욱 고차원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 등의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꽉 찬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개회식의 전체적인 콘셉트로 '인류운명 공동체'를 강조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각종 외교 연설 때마다 강조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2008년 개회식이 중국의 전통문화를 주로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전 인류가 공유하는 정신과 이념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게 될 것이라며 '나'에서 '우리'로 방점이 옮겨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 슬로건으로 '함께 미래로'를 내세운 만큼 2008년과 비교해 중국적인 요소는 줄이고, 인류 보편적 요소는 늘렸다는 뜻이다.
또 개막일이 중국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인 만큼 '입춘'의 낙관적 정신과 상승의 이미지가 개회식에서 체현될 것이라고 장 감독은 예고했다.
이번 개회식의 기획안은 2019년 완성됐다.
대회 주최 측은 음악, 조명, 복장 등 세부 준비 과정을 거쳐 작년 10월부터 현장에서 연습을 해왔으며, 개막 1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리허설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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