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경 맞댄 친러시아 국가 전격 제재
국무장관 "모든 정치범 석방하고 시민사회와 대화하라"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벨라루스가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크리스티나 치마노우스카야(25)를 강제 귀국시키려 하는 등 자국 육상선수들을 탄압한 데 대해 미국이 몇몇 벨라루스인들에게 입국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를 비롯해 벨라루스 정권에 의해 침묵을 강요당하는 다른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벨라루스 정부를 향해 "모든 정치범들을 즉시 석방하고 반정부 민주 진영, 시민사회와 진지하게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자국 육상 코치팀을 비판했다가 즉시 귀국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으나, 이를 거부하고 폴란드로 망명했다.
그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치마노우스카야가 세뇌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성명에는 이번 조치가 "반정부 활동에 대한 심각하고도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에 대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이번 조치는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며칠 새 벨라루스에 러시아군이 진주했다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 주장이 제기된 뒤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루카셴코 대통령을 가리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등 벨라루스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 왔다.
지난해 5월 벨라루스 정부가 아일랜드 여객기에 폭탄이 실려 있다며 자국 수도인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뒤, 이 비행기에 타고 있던 자국 반체제 기자와 그의 연인을 체포했을 때도 미국 등은 일제히 벨라루스를 비난했었다.
당시 벨라루스 정부는 모든 조치가 합법적이었고 국제 규범에 따른 것이었다며 서방이 루카셴코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이 사건을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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