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빈살만·엘시시 등 스트롱맨 수두룩
CNN "서방과 점점 멀어지는 중국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등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 치러지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참석 정상 면면을 보면 친(親)중국 성향의 권위주의 지도자들로 이뤄진 신흥 블록이 연상된다고 미국매체 CNN이 4일 평가했다.
영국매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020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개막식에 참석하는 정상급 인사 20여명 중 약 절반이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라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중간 형태인 '혼합형 정권' 출신도 다수이며, 민주주의로 분류되는 국가 가운데는 싱가포르·아르헨티나·에콰도르·몽골·폴란드·세르비아 등이 참석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CNN은 설명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해 영국·호주·캐나다 등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내세워 개막식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했다.
뉴질랜드·네덜란드·스웨덴·오스트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중국의 엄격한 방역 통제를 이유로 개막식 불참을 결정했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권위주의형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이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언론 자유와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중국과 반미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으며,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집권 후 반정부 인사 수천 명을 투옥했고 2017년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참석자 명단은 중국과 서방이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게 CNN 평가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 홍콩 및 대만 문제 등을 내세워 비판을 이어왔다.
지난주에는 인권단체 등 200여개 조직이 공동으로 각국에 외교적 보이콧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이를 두고 올림픽을 정치화한다고 비판해왔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말 "일부 서방 정치인의 정치공작은 추악한 의도를 드러낼 뿐"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참석자 명단에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파키스탄·캄보디아·카타르·룩셈부르크·파푸아뉴기니 정상급 지도자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 등도 포함돼있다. 한국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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