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제재 끝 아닌 시작에 불과…협상 중심에 中 끌어들여야"
"美 대북정책 30년간 실패…북미정상회담서 비밀협약 없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연쇄 미사일 도발과 관련, 대규모 제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을 협상 중심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의 한미연구소(ICAS) 초청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지난 30년간 북핵 협상에 실패했다"며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왔지만 그들은 핵을 보유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거의 근접했으며 극초음속 미사일 능력 또한 그러(개발에 근접)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선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한 뒤 "중국이 지원하는 석유와 연료는 북한 경제의 생명줄이고, 이것이 없다면 북한체제는 매우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며 "중국을 이 대화의 중심에 둬야 하고, 북한 문제를 미중관계의 중심 현안으로 만들어 한층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설득력있는 증거는 한 번도 없었다"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존 우리의 정책을 정말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통일도 어느 시점에 일어날 수 있지만, 이는 북한의 비핵화 이후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를 중국과 논의없이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같은 국면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북제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제재를 받는 국가들은 이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찾기 때문에, 제재로 원하는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가차없어야 하고 강제 조치를 가져야 한다. 이는 끝이 없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우리는 제재를 이렇게 다루지 않았고, 현재도 그렇게 다뤄지고 있지 않다"며 "비효율적 제재는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게 할 뿐 아무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가장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준비중일 것이라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이미 실패했지만 '행동 대 행동 전략'과 유사하게 제재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과 관련해선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군사 조치 역시 그들의 머릿속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를 위해 행해져야 할 일들은 많고, 병력 이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북한의 핵 위협을 감소하는 효과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적 행동의 위험성을 전제하면서도 "선택지가 실행 가능하면 할수록, 중국을 설득하거나 평화롭고 통제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강하게 추진 중인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평화협정'이 아니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역사에 한 번이라도 있기나 했는지도 모르겠다"며 "우리가 북한과 완전한 평화 협정을 맺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흥미롭게도 북한 김정은도 종전선언에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문재인 프로젝트'다. 이 문제는 한국의 다음 대선 토론으로 넘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하노이 회담에서의 북미간 비공개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싱가포르나 하노이 혹은 어느 다른 곳에서도 비밀 협약이 오갔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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