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확대에도 생산가격 상승에 영업이익은 감소 관측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해 주요 철강업체들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선 매출 확대 흐름은 유지되더라도 유가 등 생산단가 급등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조2천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4.4% 증가했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선 것은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은 76조3천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늘어난 동시에 창사 이래 첫 70조원대를 기록했다.
현대제철[004020]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4천475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천251.3% 급증했고, 매출은 22조8천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늘었다.
이로써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국제강[001230]도 이미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도 전체 수준을 넘어섰으며, 세아베스틸이나 KG동부제철[016380] 등도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상승세가 지속돼 연간으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철강사들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건설과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경쟁 관계인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생산을 줄이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 실적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전반적으로 매출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포스코 매출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으로 작년보다 4.9% 증가한 80조원을 예상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4% 급감한 7조6천25억원을 전망했다.
현대제철의 매출은 작년 연간 추정치보다 12.9% 늘어난 25조7천990억원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7.6% 줄어든 2조2천613억원으로 추정된다.
동국제강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작년 연간 추정치보다 18% 감소한 6천875억원, 세아베스틸[001430]의 영업이익도 8.2% 줄어든 2천229억원 선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원료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춰 일부 제품은 가격이 상향 조정됐지만 원자재가 상승분이 제품가에 전가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려면 1~2분기는 걸린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가 이미 지난해 4분기에 원자재 단가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도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하는 한 배경이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철강 수요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또 다른 철강업체 관계자는 "작년에 철강 수요가 많은 건설,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모두 잘나가 철강업체들도 수혜를 누렸다"면서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다 보니 올해 또 한번 작년 수준의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 한국이 완화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 등 여러 긍정·부정적 변수들이 있어 올해 업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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