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서 한국내 우려·논란 전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박병석 국회의장은 6일 "한복은 우리의 대표적 문화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중간에) 상호 고유문화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박 의장은 이날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온라인 간담회에서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한복 등장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5일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2시간 반동안 회담과 만찬을 하는 동안 "(한복과 관련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논란과 우려도 거론됐다"며 "국내 논란과 우려에 대해 내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리 상무위원장은 관계 부처에 (한국 입장을) 전달하고, 한국의 관심을 고려하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박 의장은 소개했다.
박 의장은 "한복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당당하고 건설적으로 중국 각급 당국과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의장은 "중국 14억 인구 중 1억2천만 명 가량이 소수 민족이고 한족을 제외하면 55개 민족이 소수 민족"이라며 "그러한 관점에서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개회식에서 중국의 각 소수 민족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선족을 대표하는 복식으로 한복이 등장한 맥락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의장은 "다양성에 대한 이해 증진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절감했고, 그런 관점에서 문화 콘텐츠의 전면적 개방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선 "현재 기로에 있고 더 악화돼선 안 된다는 데 대해 (중국과) 의견이 일치했다"며 "리 상무위원장은 중국이 나름의 방식으로 북한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지금 긴장 행위가 재발하거나 더 나아간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중국에) 말하고 지금보다 더 강력하고 건설적인 북한과의 협력(협의)을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또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아직 이뤄지지 않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에 대해 리 상무위원장이 먼저 거론했다고 박 의장은 소개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 본인은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된다면 시 주석이 조속히 방한하는 것이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년 국내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드러난 원·부자재 교역 등 산업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일치를 봤다고 박 의장은 전했다.
박 의장은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거론했다"며 "나도 양국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기조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다소 직설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한령(限韓令·중국의 한류 제한령)으로 중국 내 정상적 유통에 제약을 받는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 "획기적이고 전면적인 개방을 해달라"고 했고 이에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잘 검토하겠다는 답이 있었다고 박 의장은 전했다.
또 리 상무위원장은 박 의장 일행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전인대가 처음 초청한 외국 대표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시 주석의 환대 지시가 있었음을 누차 밝혔다고 박 의장은 덧붙였다.
방중에 동행한 이광재 의원(민주당)과 배진교 의원(정의당)도 간담회에 배석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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