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이미 주류…"의미 없다" 지적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제하겠다며 입국 금지를 강화하자 외국 기업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영업에 지장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는 일본에 대한 투자 판단을 보류했으며 독일 보슈는 일본 내 신제품 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지멘스의 경우 일본 법인 사원의 10∼15%가 외국인인데 상당히 많은 이들이 일본에 입국하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있다.
이로 인해 기계 관련 기업과의 공동 사업이 중단됐으며 투자 사안 중 일부가 보류됐다.
지멘스의 한 간부는 "일본 시장의 성장 전망을 재검토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슈는 외국 직원 31명과 그 가족 37명이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타마(埼玉)현에 있는 공장은 자동차 부품 신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업체인 포르시아클라리온 일렉트로닉스는 모회사인 프랑스 포르시아의 임원이나 기술자 등 장기체류 예정자 중 10% 정도만 일본에 입국한 상태다.
일본에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면서 일손 부족 해소에 기여했던 기능실습생의 입국도 거의 끊겼다.
일본으로 유학을 오려던 이들은 울상이다.
작년 1∼11월 유학 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이들은 약 1만1천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2019년 1∼11월과 비교하면 약 90% 감소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전보다는 줄었지만, 유학생을 꽤 많이 받고 있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9월∼2021년 8월에 유학생 약 14만5천 명을 수용해, 2018년 9월∼2019년 8월 실적(26만9천 명)의 절반 정도를 유지했다.
재계는 입국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입국 금지 조치를 '쇄국 정책'이라고 표현하면서 외국 공장과의 기술 협력이나 기업 인수·합병(M&A) 교섭 등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일본 내 감염의 주류종이 된 상황에서는 의미 없다면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를 철회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작년 11월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했다.
작년 12월 외국인 신규 입국자 수는 2천783명으로 1년 전보다 95% 줄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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