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카드사들 '고객 부가 혜택' 줄줄이 축소

입력 2022-02-08 06:13  

역대급 실적에도 카드사들 '고객 부가 혜택' 줄줄이 축소
혜택 많은 카드 단종·서비스 이용료 인상·제휴 종료
카드업계 "올해 경영 여건 악화로 불가피"…고객 외면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카드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올렸음에도 고객에게 주는 부가 혜택을 줄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실적 악화가 우려돼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객을 우선하지 않는 조치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8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등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각종 카드를 단종하거나 관련 혜택을 변경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 상황과 정부의 규제, 제휴사의 사정 등을 고려해 카드 단종과 부가 혜택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커피 가격 상승을 이유로 내달부터 '디저트Pick(커피형)' 서비스 이용료를 기존 5천200원에서 5천500원으로 올린다. 이 서비스는 매월 원하는 디저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Big Plus GS칼텍스 애경', '2030 우체국멤버십', 'Lady 교육사랑', 'Lady 우체국 멤버십', 'The More' 카드의 신규 발급을 올해 들어 중단했다.
'The More' 카드는 결제 금액에서 1천원 미만인 잔돈을 포인트로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적립해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로 불려왔다.
KB국민카드는 '내고장사랑카드 플래티늄'과 '내고장사랑카드 플래티늄S' 카드의 발급을 올해 들어 중지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28일 '해피포인트 플래티튬 S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오는 28일에는 '청춘대로 꿀쇼핑e카드' 신규 및 추가, 교체 발급도 중지한다.
'청춘대로 꿀쇼핑e카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에서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1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우리카드는 3월부터 코라아세븐에서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현금 서비스 이용 때 기기 이용 수수료를 기존 800∼900원에서 1천원으로 올린다.
삼성카드는 신세계[004170] 제휴 알라딘 3% 청구할인 서비스를 오는 3월 말로 종료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 SK엠앤서비스를 종료했고 올해 들어 SKT·KT 제휴몰 제휴 계약도 끝냈다. LG전자[066570] 렌탈몰 제휴 계약도 지난달 27일 종료했다.
NH농협카드는 올해 들어 'Lady다솜카드', 'NH올원카드', 'NH올원 하나로카드', '올바른Point카드'의 갱신 발급을 중단했고, 'NH올원 Shopping & 11번가카드', '행복건강체크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지했다.
이들 카드 모두 고객들에게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이런 행보에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신한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만 2조2천26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2020년 전체 순익 2조607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카드사들의 누적 순이익은 3조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수익의 대폭 감소가 예상돼 부가 혜택 축소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5∼1.5%로 경감되면서 이에 따른 수수료 감소분 4천700억원은 고스란히 카드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강화로 올해부터 카드론이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면서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카드론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줄어드는 데다 작년에 효자 역할을 했던 카드론마저 정부 규제로 수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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