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문가 "수심 깊어지면 中 잠수함 접근 용이…안보 위협 소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을 겨냥한 중국군의 무력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민간업체가 대만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적으로 모래를 채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모래 채취로 주변 수심이 깊어지면 중국군 잠수함의 기동이 용이해질 수 있어 자칫 안보상의 위기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8일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업체가 대만 펑후(澎湖) 지역 치메이(七美)섬 서남쪽 약 55.6km의 대만탄(台灣灘) 지역에서 불법 모래 채취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의 불법 모래 채취로 대만탄의 일부 해역 수심이 30m로 깊어지는 등 해저 지형 변화와 생태계 파괴 현상이 나타났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중국의 불법 모래 채취가 계속되면 수심이 깊어져 중국군 대형 함정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는 '군사 통로'가 돼 대만해협의 안보에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탄은 그동안 수심이 20m로 중국군 잠수함의 안전한 운항에 필요한 60m보다 크게 낮아 적 잠수함의 접근 및 잠복을 막는 천연 방어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속적인 모래 채취로 모래가 유실돼 수심이 70m까지 깊어지면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대만탄은 면적이 8천800 평방킬로미터(㎢)로 대만 본섬 면적의 4분의 1 크기에 해당하며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대만 언론은 중국기업이 홍콩 국제공항 제3활주로 확장공사에 필요한 바닷모래를 공급하기 위해 7만5천t급 선박 6척을 동원, 대만탄의 모래를 매달 8~12회 가량 실어날라 91억 대만달러(약 3천918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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