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법인 "정치·종교 이슈 언급 안 하는 게 사업 방침"
"연관 없는 파키스탄 대리점이 부적절 글 올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파키스탄 간 분쟁지인 카슈미르 관련 이슈에 휘말리면서 불매 운동 위기에 처한 현대차 인도법인이 해당 논란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현대차 인도법인(이하 현대차)은 8일(현지시간) 자체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공식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인해 인도 국민이 받은 불쾌감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는 "수십 년 동안 인도에 투자했고 여전히 인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다만 이번 논란을 유발한 게시물의 경우 현대차와 관련이 없는 파키스탄의 독립적인 대리점이 올린 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차는 파키스탄에서 현대니샤트 등 현지 협력업체를 통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공식 법인은 두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어떤 지역에서도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사업 방침"이라며 "파키스탄의 독립 대리점이 자신들의 계정을 통해 카슈미르와 연관된 비공인 글을 올린 것은 이 방침에 분명히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대리점의 공인되지 않은 비사업적 소셜미디어 활동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논란이 불거진 후 해당 대리점에 관련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시켰고 현대차 브랜드가 오용된 글도 내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파키스탄' 등 파키스탄의 SNS 계정에서는 파키스탄의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을 맞아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남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으로 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쟁지로 꼽힌다.
양국은 카슈미르에서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해당 지역을 분할 실효 지배한 상황이며 지금도 서로 카슈미르 전체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게시물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인도 네티즌들은 '현대차가 파키스탄을 지지한 것'이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일부 인도 언론과 정치인도 현대차가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며 공격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다만, 혼다, 스즈키GM 등 파키스탄에서 영업 중인 다른 여러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카슈미르 연대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현대차만 도마 위에 올라 공격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 매체 ACN은 8일 "중국, 영국, 일본의 차 딜러도 파키스탄에서 카슈미르의 날을 축하했는데 왜 현대차만 지목되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1998년 9월 남부 첸나이 공장에서 첫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지난해 6월에는 인도 시장에서 누적 1천만대 생산 기록을 세우는 등 현지에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현재 인도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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