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매각 대신 IPO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ARM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면서 ARM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도 매각 대신 ARM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가 ARM을 2023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상장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가 ARM의 뉴욕증시 상장을 선호하지만, 런던증시 상장을 원하는 영국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ARM은 엔비디아가 인수 포기를 공식화하면 위약금 등으로 20억달러(약 24조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는 보도 내용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당시 주가 기준으로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대금으로 자사 주식 215만주와 현금 120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해 인수금액은 한때 엔비디아 주가 상승과 함께 800억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인수 최종확정을 위해 필요한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내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지난해 7월 1단계 조사 결과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엔비디아의 인수로 ARM의 지식재산권(IP)이 침해되는지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중국 반독점당국 역시 이번 거래를 승인하지 않고 있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의 ARM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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