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외교부, '현대차 카슈미르 이슈'로 주인도대사 불러 항의(종합)

입력 2022-02-08 20:02  

인도 외교부, '현대차 카슈미르 이슈'로 주인도대사 불러 항의(종합)
"영토 주권 문제라는 점 강조"…양국 외교장관도 통화


(뉴델리·서울=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김효정 기자 = 인도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장재복 주인도대사를 불러 최근 현대차 파키스탄 대리점이 올린 '카슈미르 연대의 날' 관련 글에 대해 항의했다고 8일 밝혔다.
'남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으로 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유권 분쟁지로 꼽힌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인 아린담 바그치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장 대사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인도 정부의 강한 불쾌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바그치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해당 문제는 인도의 영토 주권과 관련된 것으로 타협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일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후 주한인도대사가 현대차 본사와 접촉해 해명을 요구했다"며 인도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환영하지만 그런 기업이 영토 주권 문제에 대해서는 잘못된 코멘트를 삼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그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S. 자이샨카르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이날 통화했다고 밝혔다.
바그치 대변인은 정 장관이 통화에서 해당 글로 인해 인도 국민과 정부가 받은 불쾌감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자이샨카르 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현대차 문제 등 양자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장관이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파키스탄' 등 파키스탄의 SNS 계정에서는 파키스탄의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을 맞아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에서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해당 지역을 분할 실효 지배한 상황이며 지금도 서로 카슈미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게시물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인도 네티즌들은 '현대차가 파키스탄을 지지한 것'이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인도 내 여론이 들끓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공식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인해 인도 국민이 받은 불쾌감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다만 이번 논란을 유발한 게시물의 경우 자사와 관련이 없는 파키스탄의 독립적인 대리점이 올린 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차는 파키스탄에서 현대니샤트 등 현지 협력업체를 통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공식 법인은 두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어떤 지역에서도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사업 방침"이라며 "파키스탄의 독립 대리점이 자신들의 계정을 통해 카슈미르와 연관된 비공인 글을 올린 것은 이 방침에 분명히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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