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폴란드에 배정된 EU 예산에서 이 나라가 납부하지 않은 과징금 1천500만 유로(약 205억원) 가량을 공제하겠다고 밝혔다고 AFP,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폴란드 당국에 이같이 통보했으며 이에 따른 절차는 내주 집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전례 없는 것이다.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지난해 9월 체코 국경에 있는 갈탄 광산 폐쇄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폴란드에 하루 50만 유로(약 6억8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체코는 해당 광산이 국경 지역의 수원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U 집행위는 4차례에 걸쳐 과징금 납부를 요청했으나 폴란드는 이를 아직 내지 않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EU 집행위가 자국에 배정된 EU 자금에서 미납부 과징금을 공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반발해왔다.
EU와 폴란드가 그동안 여러 사안을 두고 충돌해온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조치는 향후 양측의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는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도입한 사법 개혁에 대해 사법부 독립과 법치, 민주주의라는 EU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폴란드와 충돌해왔다.
EU 집행위는 앞서 폴란드의 대법원 판사 징계위원회가 이 나라 사법부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ECJ에 그 기능 중단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ECJ는 폴란드에 그 기능을 중단하라는 임시 조치 명령을 내렸고 폴란드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하루 100만 유로(약 13억7천만원)의 과징금을 명령했다.
EU 집행위는 법치 훼손 우려를 이유로 폴란드의 EU 경제회복기금 지원 요청에 대한 승인도 보류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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