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KT[030200]의 인터넷프로토콜TV(IPTV) 서비스 '올레tv' 가입자가 작년 말에 2만여명 순감했다. 작년 10월 KT 장애 사태 이후 해지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올레tv 가입자 수는 약 914만3천명으로, 직전 달보다 2만2천여명 줄었다.
올레tv 가입자 감소는 재작년 12월에 직전 달 대비 약 1천명 감소한 적이 있으나, 이번 감소는 그보다 폭이 훨씬 크다.
이는 케이블TV 가입자가 줄면서 통신 3사의 IPTV 서비스로 유입되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례적인 일이다.
통신 3사는 케이블TV 가입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각자 공격적인 마케팅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의 제휴를 내세우고 있다. KT는 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는 애플TV, LG유플러스[032640]는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 등과 각각 제휴했다.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009년, 2010년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가입자가 순감한 사례가 없다.
특히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유료방송 부문 매출은 1조8천36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IPTV 가입자 순증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작년 IPTV 매출이 전년 대비 9.6% 증가한 1조2천556억원이었고, 이 회사의 지난해 IPTV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534만8천명이었다.
이처럼 업계 전반적으로 IPTV 가입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KT만 가입자 순감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지난해 10월 25일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의 후유증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0월 말 장애가 생기자 고객들이 인터넷 회선과 IPTV 서비스를 동시에 해지하며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약 916만1천명) 가입자가 직전달보다 3만9천여명 늘어난 데 비해 같은 해 11월(약 916만6천명)에는 순증 가입자 수가 5천여명에 불과했고,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가입자가 914만3천명으로 약 2만2천명 줄어들었다.
똑같은 시기에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KT 초고속인터넷 회선 가입자 역시 지난해 10월(946만2천788명)보다 11월(947만2천819명)에 소폭 늘어났지만, 12월(945만4천745명)에는 직전달 대비 1만8천여명이 줄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같은 기간에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계속 순증했다.
지난해 10월 KT 네트워크 장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KT 인터넷 장애 이후 인터넷과 회선을 해지했다는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들 IPTV 서비스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 순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순감은 가입자 해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무선 가입자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에 올레tv 가입자 순감은 네트워크 사고 영향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미납 고객과 비실명 가입자에 대한 직권해지를 정기적으로 이행했고, 지난해 말 가입자 순감 역시 이런 이유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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