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치료제 트리메타지딘 성분 나온 듯"…러 우승 단체전 시상식 연기
(모스크바 뉴욕=연합뉴스) 유철종 강건택 특파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러시아 여자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5)가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문제가 생겼으며, 트리메타지딘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력 매체 RBC도 복수의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샘플에서 검출된 성분이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12월 발리예바에게서 채취된 도핑 샘플에선 어떤 마약 성분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트리메타지딘이 소량으로 검출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 '스포르트 엑스프레스'는 "반도핑 규정 위반 의혹을 받는 발리예바 사건에 대한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발리예바가 트리메타지딘 양성 테스트 사건과 관련해 면책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리예바의 면책이 인정되면 러시아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 오후 1시(베이징 시간)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는 트리메타지딘은 흥분제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도핑 불법 약물 목록에 올랐다.
소량의 트리메타지딘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여자 봅슬레이 선수 나데즈다 세르게예바에게서도 검출돼 그가 실격 처리되는 원인이 됐다.
중국 수영 선수 쑨양은 2014년 5월 중국선수권대회 기간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에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반도핑기구(CHINADA)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영국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이날 러시아가 우승한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공식 시상식이 지연된 이유에 관해 "발리예바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진행한 도핑 검사에서 문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발리예바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세계기록 경신 행진을 펼친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다.
그는 남자 선수들도 하기 어려운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수행하고, 비점프 과제도 최고 난도로 완벽하게 처리한다.
발리예바는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데, 최근 열린 단체전에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우승을 이끌었다.
러시아는 이전에 드러난 국가 차원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로 러시아라는 국가명 대신 ROC라는 이름으로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다.
발리예바는 당초 8일 시상식에서 단체전에 함께 출전한 ROC 동료들과 금메달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문제로 시상식이 연기됐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국제빙상연맹(ISU)과 법적으로 논의 중인 돌발 사안"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이에 관련 "발리예바는 도핑금지 규정 위반 당시 만 16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라 (정보공개에 관한) 보호대상자가 된다"라며 "이에 도핑 위반에 관한 공개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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