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좌파 페트로, 술 취한 채 지지자 앞 연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가 술에 취한 채 유세에 나섰다가 사과했다.
구스타보 페트로(61) 콜롬비아 상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 방문에 따른 피로와 시차 변화로 인해 행사 전 모임에서 마신 술이 잘 받지 않았다"며 "참석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는 5월 대선에 출마하는 페트로 후보는 지난 7일 수도 보고타에서 80㎞ 떨어진 히라르도트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술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연설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에서 확산한 당시 영상엔 그가 다소 흐트러진 모습으로 "다시 붉은 깃발이 내걸리길, 이곳이 다시 붉은색의 수도로 불릴 수 있길 바란다"며 주민들을 향해 어떻게 보수 대통령들에 표를 줄 수 있었냐고 묻는 장면이 담겼다.
보고타 시장을 지낸 페트로 후보는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조직 'M-19'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그가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어 남미 콜롬비아에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쟁자들은 페트로가 술에 취한 채 연설했다는 것 자체는 물론 발언의 내용을 놓고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보수 민주중심당 대선 후보인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는 트위터에 "일부 정치인들은 권력에 취한다. 일부는 (권력을 잡기) 전부터 취한 듯하다"며 "페트로가 대통령이 되면 어떨지 상상이 가는가?"라고 꼬집었다.
극우 성향의 마리아 페르난다 카발 상원의원은 "취중 진담이라고들 한다. 그(페트로)가 당선되면 콜롬비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반 두케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콜롬비아 대선은 5월 29일 치러지며,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6월 19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