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원인 조사와 함께 입주 예정자-현산-광주 서구 보상 논의 착수
입주예정자 지체보상금 받거나 계약해지 가능…민사상 보상은 별도
철거·재시공 범위 따라 입주 2년 이상 지연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붕괴 사고로 실종됐던 6명이 모두 수습되면서 사고원인 조사 및 책임자 규명 수사와 함께 입주민 등에 대한 피해 보상 협의도 본격화됐다.
광주 서구가 9일 붕괴 사고로 인한 건물 안전진단, 철거, 피해 보상 협의 등을 맡을 상설 기구를 설치하고 중재자로 나선 가운데 사고 당사자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하 현산)과 피해 입주민들도 이날 실무 만남을 시작하며 구체적인 협의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붕괴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물론 아파트 전체 동에 대한 철거 및 재시공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앞으로 시작될 정밀구조안전진단 결과와 현산과의 협의 과정에 따라 현실적인 보상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피해 입주민(수분양자)들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표준 분양계약서 등에 따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받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입주민들이 분양계약 유지를 원할 경우 분양계약서상 현산으로부터 입주 지연 기간만큼 연 6.48%의 지체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광주 화정아이파크 계약자들은 계약금 10%와 중도금(60%) 6회차 중 4회차까지 분양대금의 총 50%를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층향에 따라 차등화돼 있는데 만약 분양가 5억4천500만원짜리 201동 아파트 계약자가 현재까지 4회차 중도금을 납부했다면 2억7천250만원에 대해 연 6.48%의 금리로 입주 지연기간 만큼 지체상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입주가 1년이 지연될 경우 1천766만원, 2년이 지연되면 3천532만원 정도다.
다만 현산과의 협의에 따라 지체보상금 이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정아이파크 847가구는 올해 11월 30일이 입주 예정일이지만 이미 지난달 11일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났고 사고조사위원회의 활동이 다음 달 중순까지 예정돼 있어 최소 두 달 이상 입주 지연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201동을 비롯해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이 이뤄질 경우 입주가 최소 1년 반∼2년 이상 늦어질 수 있다.
사업시행자의 귀책 사유로 입주가 예정일보다 3개월 이상 지연되면 입주 예정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산으로부터 전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과 함께 기납부한 분양대금에 대해 연 1.99%의 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또 이러한 보상 외에 민사상의 물질적·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만약 계약 해지를 하더라도 수분양자의 잘못으로 해지되는 게 아닌 만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청약 자격도 다시 회복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계약 해지자의 명단을 부동산원으로 보내면 곧바로 당첨자 명단에서 삭제한다"며 "이 경우 1순위 청약 자격이 부활됨은 물론 재당첨 제한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이번 화정아이파크 사고를 수습하는 데만 조 단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사고 희생자와 입주 예정자, 인근 상인 등의 피해 보상비는 물론 재시공의 부담까지 안고 있어서다.
화정아이파크 8개 동의 공사비는 2천600억원 가량으로, 사고가 발생한 201동만 철거하면 공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전체 동을 재시공할 경우 철거비와 최근 자잿값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수천억원이 투입될 수도 있다.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는 셈이다. 현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천304억원으로 전년보다 43.6% 감소했다.
여기에다 일정기간 영업정지 처분 등이 뒤따를 경우 그에 따른 손실과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은 수치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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