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 구매 합의…1차로 6대 도입(종합)

입력 2022-02-10 17:32   수정 2022-02-10 17:50

인니,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 구매 합의…1차로 6대 도입(종합)
한국과 KF-21 공동개발은 예정대로 추진
프랑스 잠수함 2척도 구매 추진…한국·인니 잠수함 2차 사업은 먹구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한국형 전투기(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를 구매하기로 하고 1차로 6대를 도입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또 프랑스 스코르펜(Scorpene) 잠수함 2척 구매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방위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가 잠수함 부문에서 프랑스와 밀착하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2차 사업이 지칫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자카르타 소재 인도네시아 국방부 청사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과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이 참관한 가운데 라팔 전투기 6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파를리 국방장관은 전날 밤 자카르타에 도착, 이날 프라보워 장관과 양자 회담을 열고 국방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라팔 전투기 42대 구매에 합의하고, 이중 1차로 6대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무기와 시뮬레이터 훈련 지원과 함께 36대의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와 프랑스 국영조선업체 네이벌 그룹(Naval Group) 간에 연구개발 MOU도 체결됐다.
프라보워 장관은 해당 양해각서와 관련해 "무기와 부품, 훈련을 포함해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불요추진) 시스템을 갖춘 스코르펜 잠수함 두 척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라팔 전투기 수리유지 관련 양해각서와 방위 위성, 지상무기 탄약제조와 관련한 양국 업체간 MOU도 체결됐다.
파를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아세안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인도네시아가 방위장비 현대화를 위해 프랑스를 선택한 데 대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라팔 전투기 구매설은 2020년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여러 차례 라팔 전투기 구매 의사를 피력했고, 프랑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라팔 전투기 제조사인 다소사 관계자들도 자카르타를 방문해 구매계약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라팔 전투기 36대, F-15EX 15대, 레이더 GCI4,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급유기, C-130J(슈퍼허큘리스 수송기), 중고도 장거리무인기(MALE UAV)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날 라팔 전투기 등 구매계약과 양해각서 체결에 대해 프랑스 측은 미국이 작년 9월 영국, 호주와 손잡은 새로운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출범하면서 뒤통수를 맞은 이후 '쾌거'라고 자평했다.
프랑스는 오커스 출범으로 미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호주와의 디젤 잠수함 건조 계약이 무산되는 불이익을 당했다.



인도네시아와 프랑스의 방위협력 확대 움직임에 한국 정부와 방산 관계자들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KF-21 공동 개발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지만,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잠수함을 도입하게 되면 대우조선해양과 2차 잠수함 사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인도네시아가 라팔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하면서 KF-21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작년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국방부가 분담금 재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특히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프라보워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KF-21 연체금 8천억원이 상반기 중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란 언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인도네시아 잠수함 2차 사업은 계약금 납입 등이 전혀 진행되지 않은 만큼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잠수함을 실제로 구매할 경우 한국에 불리해진다.
인도네시아는 총 12척의 잠수함을 도입한다는 방침 아래 1차 사업으로 2011년 대우조선해양과 1천400t급 잠수함 3척(1조3천억원)을 계약했다.
1번 함과 2번 함은 한국에서 건조해 인도했고, 3번 함은 한국에서 만든 본체를 수라바야 PAL조선소로 가져와 조립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차 사업으로 2019년 3월에 1천400t급 잠수함 3척(1조1천600억원)을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로 주문했으나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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