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라브로프, 우크라 해법 협상…푸틴, 안전보장 확보 거듭 지시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러시아 국민, 유럽 안보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침공이든 막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심각한 비용을 수반할 것임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함께 분명히 해왔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서 자발적으로 약속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원칙에 대해 상기시키며 "이 원칙들이 준수되면 오늘 우리의 협상에서도 모두의 안보를 위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협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보유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가로 각서 서명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문서다.
우크라이나는 이 각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1996년까지 보유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로 넘겨 폐기했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위협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념적 접근, (러시아에 대한) 최후통첩과 위협으로는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영국 관계 안정화도 서로의 합법적 이해를 인정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평등한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러스 장관의 방러가 진정으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러시아도 이에 화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러·영 외무장관 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과 긴장이 최고 수위로 고조되면서 관련국들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을 일축하며, 오히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친서방 노선을 걷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지원하며 러시아를 위협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옛 소련권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 배제와 러시아 인근으로의 나토 공격무기 배치 금지 등을 명시한 협정 체결을 미국과 나토에 요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외교관의 날'을 맞아 내놓은 축전에서 자국 외교부에 "미국과 그들의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철저하고 법률적으로 명시된 안전보장을 얻어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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