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주요 신문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한 일본 정부 결정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한국대통령 우려'란 제목의 국제면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이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사도광산 문제와 관련해 "역사문제 해결과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에 우려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사도광산 논란을 놓고 문 대통령이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면서 두 문제가 모두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여서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일본을 겨냥해 "역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또 올 5월 임기가 만료되는 문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의 소통에 항상 열려 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말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의욕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와 함께 일본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마이니치신문은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전하면서 사도광산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이니치는 문 대통령이 올 5월 끝나는 자신의 임기 중에 한일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지만 역사 문제에서 양국이 타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국제면 기사로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히고 징용 피해자 문제 등 한일 현안 해결을 위해선 일본 측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도광산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우려 입장 표명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이 "문화유산으로 뛰어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유네스코에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냉정하고도 정중하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의 대표적 우파 성향 일간지로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을 직접적으로 처음 비판하고 "일본 총리와의 '커뮤니케이션 창'이 항상 열려 있다"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한일 간 현안 논의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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