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김유아 기자 =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은 국제유가와 같은 대외적 요건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금리정책만으로는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근영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일 한국경제학회가 주관한 2022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을 통한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은 미국과 같은 대국들에 비해 훨씬 난해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국제유가 상승 등과 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내 금리 변경을 통해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준금리 변경에 따른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으로 경기 극복 효과를 일부 얻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데다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사용하면) 주택가격 상승, 가계대출 급증과 같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일정한 경우 (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통상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에 봉착할 확률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는 동의하지만, 금리 변경에 이런 위험도 따른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틀째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부 지출 확대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인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선 정국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재정 제약이 없는 것처럼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포퓰리즘 정책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는 앞으로 빠른 속도로 악화하거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함준호 연세대 교수는 "한국의 매크로 레버리지(민간·정부 부채) 수준은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4%까지 확대됐다"며 "가계·기업 부채가 이미 과다 부채 임계치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 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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