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윤리위, 복지부에 해당 약사 면허 취소 요청
의협, '백신 괴생명체' 주장 의사 윤리위 회부 여부 2달째 미정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보건의료분야 전문직 종사자들 가운데 마스크와 반창고를 개당 5만원에 판매한 약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중이다.
코로나19에 대해 근거 없는 정보를 유포한 의사들에 대한 징계 추진은 몇 달째 검토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약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대전 약사 A씨의 면허 취소를 보건복지부에 요청하고 최근 이에 대한 상임위원회의 추인 절차를 밟았다고 12일 밝혔다.
대전 유성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A씨는 최근 마스크, 반창고, 숙취해소제, 두통약 등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한 뒤, 가격이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를 거부해 문제가 됐다.
약사회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초등학교 인근 약국에서 벌거벗은 여성 마네킹의 하체를 전시하고 '마약·청산가리 밀수' 등 비상식적 문구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약국 정면에 붙였다가 윤리위에 회부된 적도 있다.
A씨의 약사 면허가 취소된다고 해도 이는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그 취소 사유가 소멸하면 면허를 재발급받을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백신에 대해 근거 없는 정보를 온·오프라인에 유포한 일부 의사들의 징계 필요성도 제기됐으나 진척은 되지 않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알려진 B씨는 지난해 12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러 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백신을 배양한 뒤 관찰했더니 정체불명의 미생물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과학적 신빙성이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는 게 의료계와 과학계의 반응이었다.
대한의사협회 자율정화특별위원회는 B씨가 의사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보고 그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실제 윤리위에 회부하는 절차가 진전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의사 10여 명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백신 패스 제도의 반대를 주장하는 인터넷 카페 운영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페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몸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얘기나 백신을 맞은 후 해독하기 위해서는 족욕을 해야 한다는 등 근거 없는 정보가 게재돼있다.
한 의약계 관계자는 "전문직 종사자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점은 물론 인정하지만, 보건의료인의 언행이 미치는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그에 합당한 수준의 징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징계 추진에 반대하는 의견도 의협 내에서 나온다. 의사가 전문직의 권위를 악용해 잘못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윤리 위반이지만, 의협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극소수의 어이없는 의견이 과대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또 B씨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관련 미확인 괴담을 퍼뜨리고 있는 의사가 여러 명 있어서 특정인만 징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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