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이자 형제로서 전적인 신뢰와 지지를 표명"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에게 지지 서한을 보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국영 TV 채널 RAI 1에서 방송되는 뉴스 프로그램 TG1과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임 교황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전했다.
게오르그 겐스바인(65)대주교는 이번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한을 통해 "목자이자 형제로서" 전임 교황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지난 2월 8일 공개한 서한에서 독일 뮌헨 대교구를 비롯한 지역에서 발생한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피해에 대해 큰 수치심과 슬픔을 표하며 모든 성 학대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했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TG1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희생자들의 지지자들과 언론으로부터 베네딕토 전임 교황의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비난에 대한 답변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전임 교황이 독일 뮌헨 대교구 교구장으로서 그리고 교황으로서 그가 "교회 내 성 학대를 없애고 정화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수많은 조치와 문서,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임 교황이 뮌헨 대교구 교구장이었을 당시 학대 사건을 잘못 처리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 "보고서에 그의 유죄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날 인터뷰한 겐스바인 대주교는 1996년 신앙교리성에서 전임 교황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2003년 개인 비서로 임명된 후 지금까지 전임 교황을 보좌하고 있다.
앞서 뮌헨-프라이징대교구의 의뢰를 받아 사제의 성 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WSW 법무법인은 지난 20일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고 1945∼2019년 뮌헨 대교구 내에서 최소 497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운데 60%는 8∼14세 사이의 미성년자였다.
보고서는 특히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1977∼1981년 사이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최소 4건의 성 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고 적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일부 사제는 성 학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사목 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cel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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