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한 초등학생이 게임 아이템 구매를 위해 사흘만에 11만 위안(약 2천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10대들의 게임 중독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강남시보(江南時報)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사는 12살 초등학생이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사흘동안 11만위안을 썼다.
부모 몰래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그가 탕진한 돈은 은행에 저축해놓은 이 가정의 전재산이었다.
논란이 되자 현지 공안이 개입하면서 게임회사가 9만여 위안(약 1천700만원)을 돌려줬지만, 나머지 2만위안(약 370만원)은 결국 환급받지 못했다.
중국의 10대가 부모 몰래 게임 아이템 구매에 거액을 쓰는 사례가 최근들어 빈번해지고 있다.
난창(南昌)의 10세 아이는 작년 2월부터 3개월동안 220여차례에 걸쳐 어머니 휴대전화로 7만위안(약 1천300만원)을 충전해 모바일 게임을 했고, 항저우(杭州)의 10대는 45일만에 10여만위안(약 1천800만원)을 모바일 게임에 썼다.
게임에 중독된 10대들이 부모 몰래 휴대전화로 충전해 게임을 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지만, 규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적 이슈가 돼 감독기관이나 공안이 개입하면 일부를 환급받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
게임회사들의 환급 절차나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부모의 신분증과 호적, 충전한 자녀의 출생증명서는 물론 부모가 없는 가운데 충전한 것을 입증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증거로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 미성년자인 자녀가 임의로 충전한 것이 확인돼도 부모의 관리 소홀 책임으로 인해 전액을 돌려받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일정액 이상을 충전할 때 인증샷 등을 통해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하는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게임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중국 당국은 작년 8월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금·토·일과 공휴일 오후 8∼9시에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제했다.
항저우시 인민의원의 한 아동심리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자녀가 지나치게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녀가 스포츠나 취미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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