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구금' 외국 기자 2명·여성 운동가 1명 풀려나

입력 2022-02-12 13:56  

'탈레반 구금' 외국 기자 2명·여성 운동가 1명 풀려나
다른 실종 여성들 행방은 아직 묘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구금됐던 외국 기자 2명과 여성 운동가 1명이 풀려났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날 밤 카불의 우리 기관에 파견됐던 외국 기자 2명을 비롯해 이들과 일했던 아프간인들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염려해주고 지원해줬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며 "우리는 아프간 국민을 위해 계속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풀려난 기자 중에는 과거 영국 공영 BBC에서 일했던 앤드루 노스도 포함됐다. 노스는 지난 20년간 아프간 이슈를 다뤘으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종종 아프간을 직접 방문해왔다.
앞서 유엔난민기구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들 기자의 구금 소식을 알리며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해당 외국인은 신분증과 등록증 등 필요한 서류를 소지하지 않았기에 구금됐다"며 "이제 그들의 신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날 카불에서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몇 주 동안 실종됐던 여성 인권 운동가 프라와나 이브라힘켈도 풀려났다.
이브라힘켈의 친지는 AFP통신에 "이브라힘켈은 오늘 석방됐다"며 그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의 국호)에 의해 구금됐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켈은 지난달 19일 타마나 자리아비 파리아니 등 다른 여성 운동가와 함께 실종됐다.
이후 자흐라 모하마디 등 다른 여성 운동가 2명도 더 사라졌다. 이들 대부분은 카불에서 여성 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던 이들이다.
이브라힘켈 외 다른 여성의 행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그간 이들 여성의 실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전 정부 관리에 대한 사면령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속 상당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남자 친척과 동행하지 않은 여성의 장거리 여행에 제한이 가해졌고 중·고등 여학생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취업 등에도 여전히 제약이 있고 내각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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