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들 "안 무섭다"…러 침공위협 맞서 거리로

입력 2022-02-13 07:07   수정 2022-02-14 10:20

우크라인들 "안 무섭다"…러 침공위협 맞서 거리로
수도에서 국기 흔들며 수천명 '대동단결' 함성
"전쟁은 해답 아니다…푸틴, 이래라저래라 말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소중한 자유를 위해 우리의 영혼과 몸을 바치겠다."
우크라이나 국가(國歌)의 가사가 12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거리에서 울려 퍼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시민 수천명은 거리로 나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단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들은 힘차게 국가를 부르고 국기를 흔들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현장에 있던 학생 마리아 셰르벤코는 AFP에 "공포에 떨어봐야 소용없다"며 "우린 독립성을 위해 단결하고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녀 두 명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나자르 노보셀스키는 "우린 두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조국을 향해 '저항하라'고 요구하는 현수막과 동시에 '전쟁은 답이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도 보였다.

서방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확약 등 안전보장책을 요구한다.
그러나 친서방 노선을 따르는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이 헌법에 명시된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선택이자 주권행사라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헌법 전문에는 국민의 유럽적 정체성과 함께 대통령이 EU와 나토 동맹국 지위 획득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날 시위에서 한 70대 주민은 '당장 나토에 가입하라'는 팻말을 높이 치켜들었다.
60대 의사 나탈리아 사보스티코바는 "어째서 푸틴이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회 혼란 방지를 위해 자국민을 향해 '침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 긴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북·남면에 걸친 접경지에 병력을 늘리면서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러시아는 침공 의도를 거듭 부인해왔으나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일부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키고 현지 자국민을 향해 대피 권고를 내린 상태다. 러시아도 주우크라 대사관 인력을 일부 철수하도록 지시했다.
키예프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대피 계획을 수립하고 비상 대응책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서방과 러시아는 연이은 외교적 대화에도 아직 긴장 해소를 위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2분간 통화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지만 특단의 돌파구를 만들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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