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최고 스타로 떠오른 구아이링(谷愛凌·19)의 이중국적 문제가 논란인 가운데, 중국 전문가가 자국의 이중국적 금지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싱크탱크 '중국과 세계화'의 선임 연구원인 인구학자 황원정(黃文政)은 최근 이 단체의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이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법 조항을 폐지하면 구아이링의 중국 국적 이슈는 어떤 법적 장애나 모호함을 띠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 외국 인사들과의 교류의 깊이와 빈번함도 달라졌다"며 이중국적 금지법이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이를 폐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현지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국적 선택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국적법을 수정하고 오래된 조항을 수정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번 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 에어 금메달리스트 구아이링의 영어 이름은 에일린 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주로 현지에서 성장한 그는 3년 전 중국 국적을 얻어 중국 대표 선수로 뛰고 있다. 중국에서 최고의 광고 스타로 부상했고, 그의 이름을 활용한 상표 출원도 쏟아졌다.
그러나 구아이링은 여전히 미국 국적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는 지난 8일 금메달을 딴 후 기자회견에서 국적 질문을 받자 "내 시간의 25∼30%를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고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문화적으로도 두 가지 모두에 능통하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또 "이곳(베이징)에 오니 정말로 집에 온 느낌"이라며 "나는 중국인이자 미국인이라고 느끼며, 내가 두 나라를 이용해 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구아이링은 '이중국적' 보유자로 기록돼 있다.
SCMP는 "구아이링은 계속해서 자신의 국적을 밝히길 거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이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며 "그의 국적에 대해 중국과 미국 정부 어느 쪽도 공식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