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러시아 내통설을 부추기기 위해 트럼프타워 등의 전산망 사찰을 청부한 의혹이 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착수 경위를 조사한 존 더럼 미국 법무부 특별검사가 이달 11일 법원에 제출한 문건의 일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민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더럼 특검은 문건에서 과거 클린턴 전 장관 측의 변호인 마이클 서스만이 인터넷 업체 임원 한명과 클린턴 선거캠프 등 최소 두 곳의 의뢰인을 대신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시아 연계 은행의 내통 의혹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더럼 특검은 이 인터넷 업체 임원이 서스만, 한 로펌의 부속 탐사업체, 여러 업체에 근무하는 다수 인터넷 연구원들과 협력해 자료를 수집하고 의혹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럼 특검은 이 임원과 지인들이 인터넷 트래픽을 조사한 도메인 네임 서버(DNS)가 트럼프타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아파트, 미국 대통령실(EOP)과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OP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효과적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보좌진 조직이다.
더럼 특검은 이 임원이 소속된 인터넷 업체가 전산 서비스 제공업체로 계약해 EOP에 배정된 서버를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 임원과 지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EOP의 DNS 트래픽 자료 등을 캐냈다는 것이다.
그는 클린턴 캠프와 로펌 특정 고위인사의 마음을 사기 위해 내통설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으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스만은 이 같은 작업과 관련해 클린턴 캠프에 반복적으로 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서스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대선 이듬해인 2017년에도 미국 정부기관과 접촉해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서스만은 대선을 2개월 앞둔 2016년 9월 19일 클린턴 캠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속이고 FBI 자문위원을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더럼 특검은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착수한 경위를 밝힐 목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때 임명돼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시아 은행의 은밀한 소통 채널이 있다는 서스만의 의혹 제기에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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