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외무장관, 추가 대화 의지 언급…푸틴, 모호하게 "좋다"
우크라도 '나토 가입 쉽지 않다' 기류…우크라 대통령 "꿈 같은 일"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서방과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회의를 열고 당장의 군사적 행동보다는 서방과 추가 협상을 이어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된 회의에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서방이 러시아의 주요 안보 요구를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 등과 추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과의 협상에 대해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믿는다"며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다소 모호하지만 "좋다"고 대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위기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또한 사태 해결을 위해 푸틴 대통령의 핵심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NY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은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토 가입에 대해 "누가 도와줄까"라고 반문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전망을 두고 "꿈과 같은 일"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말을 하기 전 "나토 가입은 국가 헌법에 명시된 내용"이라며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실제로 나토 가입 포기를 뜻한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
A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서방과 추가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도 러시아가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에 주목하면서도 긴장 완화를 위한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주목하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징후를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외교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며 "러시아가 외교에 관심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는 병력 13만명 등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북쪽과 남쪽, 동쪽 지역을 포위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서방은 이번 주를 포함해 언제든 침공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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