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업체 이번주 IPO…6곳 이상 신청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의 유례 없는 규제 이후 멈췄던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이 7개월 만에 다시 시작된다.
14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일회용 의료장비 업체 메이화(美華)국제의료기술이 이번 주 미국 나스닥에 데뷔할 예정이다. 메이화는 이를 통해 5천750만달러(약 7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중국과 미국 양쪽에 본사가 있는 기업을 제외하고 중국에만 본사를 둔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은 지난해 7월 상하이 소재 금융서비스업체 센티지홀딩스 이후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로이터통신도 최근 몇 주 사이 중국 기업 6곳 이상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 서류를 제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계획하는 기업공개(IPO)는 3천500만달러(약 420억원) 이내의 소규모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 불확실성 속에 당분간은 대규모 IPO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1∼7월 미국 증시 상장으로 128억달러(약 15조4천억원)를 조달했으나, 지난 6월 말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당국의 규제가 크게 강화됐다.
상대적으로 작은 일부 중국 기업은 자신들이 당국의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이다.
보험중개업체 헝광홀딩스의 장주린 회장은 "미국과 중국 당국 모두 우리 같이 합법적이고 법을 준수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헝광홀딩스는 지난달 1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해 나스닥 상장으로 1천960만달러(약 235억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중국 당국은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더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헝광은 민감한 고객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장 회장은 말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 모든 플랫폼 기업이 해외 상장 전에 국가안보 심사를 받도록 한 새 규정을 이날부터 시행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도 기업들의 해외 상장 감독을 강화하는 상장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그러나 나스닥 상장을 신청한 중국 전자부품 제조업체 오스틴테크놀로지의 링타오 회장은 "우리 같은 작은 기업들에는 새 규정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EC 자료에 따르면 신규 IPO 신청 외에 올해 들어 IPO 신청 서류를 수정한 중국 기업도 10여 곳에 이른다.
사모펀드 프로스펙트애비뉴캐피털의 파트너 밍랴오는 "시장 참가자들이 터널 끝의 빛을 봤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상장이 완전히 재개되려면 시장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안보 심사를 포함해 새 규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규모가 큰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IPO가 조만간 실질적으로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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