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충격 대비해 유류세 인하·LNG 관세면제 연장해야"

입력 2022-02-15 17:08  

"우크라 사태 충격 대비해 유류세 인하·LNG 관세면제 연장해야"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원전·석탄발전 가동률 상향도 제언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러시아의 침공 우려 고조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국내 에너지 수급을 안정화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와 할당관세 유예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연)은 15일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계약 물량을 차질없이 도입하는 동시에 세제·수급관리의 긴급조치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경연은 러시아 천연가스의 대(對)유럽 공급이 중단되면 단기적으로는 유럽 내 비축 물량으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의 자체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현재 천연가스 재고가 급감하고 가격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된 작년 4분기 유럽의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감소폭이 44%로 더 커졌다.
에경연은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경우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연간 1억1천900만t(톤)의 가스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PNG만 공급이 멈출 경우 가스 공급량은 1천500만t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위기가 지속돼 유럽 PNG 수요가 국제 LNG 시장으로 옮겨가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에경연은 "지난해 세계 LNG 생산량은 3억9천800만t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데 그쳤고, 현재 생산시설 이용률이 88%에 달해 추가 생산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유럽으로 국제 LNG 물량이 대량 유입되면 아시아 LNG의 현물가격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세계 석유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원유 생산국인 만큼 유가 상승도 불가피하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2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국내 무역수지 악화, 물가 상승, 에너지수급 불안정성 확대로 이어진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1천360억달러(약 163조1천320억원)로, 국가 총수입액의 22.1%를 차지했는데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상승 여파로 이미 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에경연은 "최근 국제시장의 가격급등으로 현물 구매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LNG 재고가 매우 타이트한 상황인 만큼 가계약 물량을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LNG 도입량의 현물 비중은 20% 내외다.
특히 에경연은 고유가 지속에 따른 국내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4월 30일까지 시행하기로 한 유류세 인하와 LNG 관세면제 정책을 위기 해소 시까지로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LNG 수입분 중 상당량은 유가와 연동되는 장기계약 형태이므로 고유가 시 LNG 수입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에경연은 에너지수급 안정화 차원에서 LNG발전 대신 원자력발전과 석탄발전의 가동률을 제한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도시가스 대신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10개 산업체(대체물량 연간 43만t)를 대상으로 가스공사-도시가스사-산업체 간 연료대체 계약 체결을 확대하는 등의 조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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