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00대 회복…코스닥 4% 넘게 올라
전문가들 3월 FOMC 정례회의 전까지 변동성 확대 전망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박원희 기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다소 완화하면서 16일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안도감을 드러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53.14포인트) 오른 2,729.68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닷새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며 4% 넘게 뛰었다. 지수는 하루 4.55%(38.23포인트) 오른 878.15에 마감, 880에 다가섰다.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있던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표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다소 풀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군 일부 철군에 금융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유가가 하락 전환했고 안전자산 수요로 급등세를 이어가던 금 가격도 하락해 모처럼 위험자산 가격의 동반 랠리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과 신경전이 여전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폭을 놓고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3월로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변동성 확대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우크라이나 위험, 물가에 변수…연준 금리 인상에 촉각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은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일부 병력 철수 발표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아직 검증하지 못했고 그들은 여전히 위협적 배치 상태에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러시아와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군사 대치가 해소되지 않는 한 위험이 급격하게 잦아들 가능성은 작아 단기적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에서 높은 변동성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위험은 유가 불안을 심화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이투자증권 박 연구원은 "1월 미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서 확인했듯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물가 급등을 주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상황은 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밤 공개될 연준의 지난 달 FOMC 의사록 내용과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상 폭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지만, 시장 예상처럼 50bp(0.5%포인트)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며 "시장은 다음 달 50bp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의사록이 발표되더라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스피 하단 2,500∼2,600"…"주가 거품 더 꺼질 것"
전문가들은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선 코스피 2,500∼2,600을 하단으로 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증시를 누르는 주요 악재인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올해 내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대략 2,600선 전후에서 반등이 일어났는데, 대략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내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통화정책 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상황에서 경기 불안 심리가 두드러지면 증시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500을 최하단으로 봤다.
대표적인 회의론자로 꼽히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각국 통화정책 전환과 경기 둔화로 주가의 거품은 더 꺼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주가는 기초여건(펀더멘털) 대비 과대평가됐던 부분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각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게 주가 하락의 직접적 요인인데, 이제는 경기 둔화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국의 선행지표가 작년 7월을 정점으로 악화하고 있고 실물 경제지표도 나빠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
김 교수는 "증시와 부동산 등에서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이라며 현금 확보 등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indigo@yna.co.kr,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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