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가격'에 반발 거세자 키트 공급가 소폭 인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각 약국이나 편의점에 공급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물량을 하루 평균 50개로 제한했던 조치가 다소 완화돼 품귀 현상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16일 대한약사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각 약국과 편의점이 취급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를 하루 평균 50개로 제한하는 조치가 전날 시행됐으나, 하루만에 조치가 완화돼 도매상을 통한 추가 공급이 가능해졌다.
식약처는 약국별로 최소 50개가 고르게 공급될 수 있게 하되, 제조사의 추가 생산과 판매처의 물량 거부 등으로 남는 물량은 수요가 있는 곳에 추가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총 7개사 8개 제품으로, 그동안에는 초기에 허가받은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와 휴마시스[205470], 래피젠 등 3개사 3개 제품 위주로 유통돼왔다. 이달 들어 수젠텍[253840], 젠바디 등의 자가검사키트가 추가로 허가되면서 생산 및 유통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식약처가 '판매처당 하루 평균 50개' 공급 제한을 완화함에 따라, 약국들이 복수의 도매상들로부터 물량을 중복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하는 도매상은 지오영, 백제약품, 동원약품 등 3곳이다.
다만 물량 확보는 충분한 생산량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실제로 늘어날 물량이 어느 정도일지는 확실치 않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기획실장은 "이날부터 복수의 도매상과 거래하는 약국의 경우 중복으로 물량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3개 도매상과 모두 거래하는 약국의 경우 이론상으로는 150개까지 받을 수는 있으나, 생산량 등에 좌우되므로 실제 물량이 증가할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 역시 추가 공급 물량이 일부 약국으로 쏠리는 현상 없이 최대한 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도매상과 약사회 등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와 함께 자가검사키트의 약국 공급가도 소폭 인하됐다.
정부가 대용량으로 포장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약국에서 낱개로 판매할 때의 가격을 6천원으로 지정한 데 대해 대한약사회가 "공급가부터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약사회와 도매상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 약사회는 "자가검사키트의 약국 공급가는 고려하지 않고 소분(작은 단위로 나눔) 작업이라는 부담만 추가한 채 소비자 판매가격까지 인하했다"며 불만을 표출해왔다.
현재 도매상에서 약국에 공급하는 자가검사키트의 개당 가격은 3천700∼4천원 정도인데, 대용량 제품의 개당 가격인 3천700원을 기준으로 약 200원 인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가격 인하 폭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생산과 유통, 판매 등 모든 참여자가 다 조금씩 성의를 보이는 수준에서 합의했다"며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은 범주 내에서 계속 조정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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