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출신 사브, 미국서 돈세탁 혐의로 재판받는 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기업인이 과거 한때 미국 마약단속국(DEA) 정보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AP·로이터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재판 기록을 인용해 현재 미국서 재판을 받고 있는 알렉스 사브(50)가 2018년부터 1년 가까이 DEA 정보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사브는 2019년 미국서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아프리카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돼 지난해 미국으로 인도됐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사브는 미 당국 관계자들과의 몇 차례 만남 이후 2018년 6월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뇌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듬해 5월 그가 자수하기로 한 시한을 지키지 않자 DEA와의 협조 관계는 깨졌고, 두 달 후 미국은 그를 정식 기소했다.
사브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마두로 정권의 자금 상황을 소상히 알 만한 인물로 여겨져 왔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작년 기사에서 사브를 베네수엘라의 '머니맨'이라고 표현하며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제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금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지 자금 미스터리를 풀 열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권은 사브를 '정부 대리인'으로 지칭했고, 지난해 그가 미국으로 인도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진행 중이던 야권과의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미 검찰은 사브가 DEA 정보원이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사브의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기밀로 유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 판사가 공개를 명령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이 공개된 뒤 사브 변호인은 "베네수엘라의 이익을 해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브는 베네수엘라의 충성스러운 시민이자 외교관이며 국익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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