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한림원인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공공·민간 영역에서 영어식 표현 사용이 늘면서 의사소통이 부실해지고 사회적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16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어식 표현의 과도한 사용은 프랑스어 어휘력을 빈곤하게 만들고 공공영역에서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보고서는 모든 당국의 온라인 서비스가 많은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어로 된 용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반발심을 쌓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존재하는 프랑스식 단어와 표현이 있는데도 영어식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프랑스어가 점차 지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SNS)에서 사용하는 '팔로워'(follower)라는 영어 단어는 적어도 5가지 이상 프랑스어 단어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패션과 스포츠를 제외하면 인터넷과 디지털 분야가 가장 강력하고 눈에 띄게 '영어화'됐다"며 특히 기술 용어는 더 세부적으로 "캘리포니아화" 됐다고 지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클러스터'(cluster)와 '테스팅'(testing)과 같은 영어를 프랑스어와 성급하게 합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봤다.
영어 단어를 프랑스어처럼 읽다 보니 영어도, 프랑스어도 아닌 혼합된 형태의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지적한 문제 중 하나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프랑스어에 분명한 규칙을 부여하고 프랑스어를 예술과 과학을 논할 수 있는 순수하고 우아한 언어로 만든다"는 목적으로 1635년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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